성서해석학 1. (성경해석의 일반적 원리)

  • 알림이
  • 작성일202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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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해석학 (Biblical Hermeneutics)
 
 

지면상 성경 해석학의 전 분야를 다 언급할 수는 없고 몇몇 핵심적인 특징을 통해 일반적인 입장을 전하고자 한다. 우리는 성경을 하나님의 완전하고 최종적인 계시로 인정하며, 이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해석학적 방법을 사용한다. 이러한 방법의 핵심은 성경의 무오성(inerrancy)과 최종 권위(authority)에 대한 확고한 신념에 뿌리를 두고 있다. 성경이 단순히 인간의 종교적 경험을 기록한 문서가 아니라, 성령의 감동으로 기록된 완전한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신앙과 실천의 모든 영역에서 절대적 권위를 가진다고 믿는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자유주의 신학과 고등비평의 도전에 성경의 역사적 신빙성과 신학적 권위를 옹호하기 위해 더욱 정교한 해석학적 원리들을 발전시켜 왔다.

 



 
1. 성경 해석의 일반적인 원리
 

 
1-1. 성경의 무오성과 자기 증거적 권위
 
해석학의 출발점은 성경 원문(autographs)의 무오성에 대한 확신이다. 이는 성경이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되었기 때문에 그 원래 형태에서는 어떠한 오류도 포함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관점은 디모데후서 3:16-17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하게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게 하려 함이라는 말씀에서 그 신학적 근거를 찾는다
(참고:베드로후서 1:20-21, 요한복음 10:35). 성경은 오류가 없는 하나님의 말씀이며, 스스로 그 권위를 입증한다.
 
 

1-2. 역사-문법적 해석 방법론
 
해석학의 핵심은 역사-문법적(historical-grammatical) 방법이다. 이러한 접근은 성경 본문을 그 역사적 맥락과 문법적 구조에 따라 해석해야 한다는 원리에 기초한다. 이는 알레고리적 해석(영해)이나 주관적 영성화(자신의 느낌이나 영적 감정을 신뢰해서 이것만 의존한 해석)를 배제하고, 본문이 원래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의미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려는 노력이다. 마태복음 28:20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는 예수님의 약속을 해석할 때, 역사-문법적 방법은 이를 제자들에게 주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약속으로 이해한다. 여기서 너희와 함께 있다’(메쓰, μεθ)는 헬라어는 물리적 현존이 아닌 영적 동행을 의미하며, 이는 승천 이후 성령을 통한 그리스도의 지속적 현존을 가리킨다. 역사적 맥락의 중요성은 갈라디아서 2:11-14의 바울과 베드로의 갈등 기사에서 잘 드러난다. 이 본문을 올바로 이해하려면 1세기 유대-이방인 관계의 복잡성과 예루살렘 공의회(15) 이후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문법적 분석 또한 중요한데, 바울이 베드로를 '대면하여 책망했다'(κατπρόσωπον ατῷ ἀντέστην)는 표현은 공개적이고 직접적인 대면을 의미한다.



1-3. 성경의 명료성과 문학적 장르의 인식
 
성경의 명료성(perspicuity of scripture) 교리를 중시한다. 이는 성경의 중요한 진리들이 일반 신자들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하게 기록되어 있다는 믿음이다. 동시에 성경의 다양한 문학적 장르를 인정하고, 각 장르의 특성에 맞는 해석을 추구한다. 시편 23편은 목자와 양의 관계를 통해 하나님과 신자의 관계를 묘사하는 은유적 문학이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라는 선언은 문자적 의미가 아닌 비유적 표현이지만, 그 영적 실재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이다. 이러한 시적 언어가 추상적 개념이 아닌 하나님의 실제적 돌보심을 가리킨다고 해석한다. 예언 문학의 경우, 이사야 53장의 고난받는 종의 노래는 메시아 예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실로 우리의 질고를 지고 우리의 슬픔을 당하였거늘”(53:4)이라는 표현은 비유적 언어이지만, 그리스도의 대속적 고난의 실재를 가리키는 예언적 진술로 이해된다.
 

1-4. 저자 중심 해석과 하나님의 계시 의도
 
본문의 의미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저자의 원래 의도를 중시한다. 이는 성경이 인간 저자들을 통해 기록되었지만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계시 의도를 담고 있다는 이해에 기초한다. 마태복음 5:17에서 예수님은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를 폐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하게 하려 함이라고 선언하신다. 여기서 완전하게 하다”(πληρσαι)는 율법을 지킨다는 단순한 성취가 아닌 완성과 충만을 의미한다. 마태는 예수님이 구약의 연속선상에서 그 완성자로 오셨음을 강조하고자 했으며, 이는 유대인 독자들을 향한 변증적 목적을 반영한다. 바울의 서신에서도 저자의 의도는 중요하다. 로마서 1:16-17에서 바울이 복음을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 정의할 때, 그는 로마 교회의 유대인-이방인 갈등 상황을 염두에 두고 복음의 보편성을 강조하고 있다.
 

1-5. 모형론적 해석의 적용
 
구약과 신약의 유기적 통일성을 강조하며, 이를 위해 모형론적(typological) 해석을 적용한다. 이는 구약의 인물, 사건, 제도들이 신약에서 성취될 영적 실재의 그림자나 모형이라는 관점이다. 출애굽 사건은 대표적인 모형으로 해석된다. 출애굽기 12장의 유월절 어린양은 요한복음 1:29에서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인 예수 그리스도의 모형로 이해된다. 어린양의 피로 인한 구원, 흠 없는 제물의 요구, 뼈가 꺾이지 않아야 한다는 규정(12:46) 등은 모두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예표 한다. 히브리서 9-10장은 이러한 모형론적 해석의 신약적 근거를 제공한다. 구약의 성막과 제사 제도는 하늘에 있는 것들의 모형과 그림자”(8:5)로서, 그리스도의 완전한 제사를 가리키는 모형이었다는 것이다.
 

1-6. 종말론적 해석의 특징
 
성경의 종말론적 메시지를 일차적으로는 문자적으로 그리고 상징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특히 그리스도의 재림, 최후 심판, 천년왕국 등에 관한 예언들을 미래에 성취될 실제 사건으로 기대한다. 요한계시록 20:1-6의 천년왕국 기록은 이러한 해석의 전형을 보여준다. “그리스도와 함께 천 년 동안 왕 노릇 하리라는 표현을 문자적 천년 기간으로 해석하며, 이를 그리스도의 지상 통치 기간으로 이해한다. 비록 계시록이 묵시 문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지만, 그 예언적 내용의 실질적 성취를 확신한다. 다니엘서의 예언들 또한 역사적 성취와 미래적 성취의 이중 구조로 해석한다. 다니엘 9:24-2770이레 예언은 메시아의 초림과 재림을 모두 가리키는 예언으로, 그 마지막 한 이레는 미래의 환난 시대를 의미한다고 해석한다.

 
 
 
by. 최충민 (서울송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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